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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X값

SF 최현유

스스로 생을 마감할 당신에게 남은 목숨으로 타인을 살리겠냐는 제안이 주어진다면?

작품소개

어차피 스스로 생을 마감할 당신에게
6개월이라는 시간과, 15억이라는 큰 돈을 쥐어준다.
대신 그 대가로 ‘당신의 남은 목숨으로 타인을 살리겠다’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그 계약을 체결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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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어차피 스스로 생을 마감할 당신에게
6개월이라는 시간과, 15억이라는 큰 돈을 쥐어준다.
대신 그 대가로 ‘당신의 남은 목숨으로 타인을 살리겠다’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그 계약을 체결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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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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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으로

끝까지 놓지 않으려던 동아줄이 뚝, 하고 끊어졌다.
지희가 난간 위로 올라간 건 순식간이었다. 놀라 서로를 바라보던 추심업자들이 뒤늦게 손을 뻗었을 땐, 이미 구지희는 그곳에 없었다. 대신, “첨벙-!” 깊고 울림 있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물살은 다리 기둥을 뱅뱅 돌며 지희를 점점 아래로 가라앉혔다. 상상과는 달리 물속은 너무 차갑고, 어둡고, 날카롭고, 숨 막혔다. 몸이 점점 굳어가고 살아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그때, 뿌연 물을 뚫고 나온 빛 하나가 얼굴에 닿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의식을 되찾은 지희는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곳에 있었다.

눈에 보이는 어둠이 비현실적으로 짙었기에 지희는 잠시 자신이 한강 다리에서 떨어진 것도, 수억의 도박 빚을 지게 된 것도, 사기를 당한 것도, 회사에서 잘린 것도, 애초에 자신의 존재 자체도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강물의 이물질로 뻑뻑해진 눈과 귀에서 채 빠져나가지 못한 물기가 느껴졌다. 한강 다리에서 떨어진 건 꿈이 아니었다.
“…저기. 누구 계세요?”
몸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어딘가에 묶인 듯 팔과 다리, 머리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당황스러움에 팔다리를 마구 흔들자, 철컹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지희의 눈앞을 막고 있던 어둠 위로 흰 글씨가 하나 떠올랐다.
‘행복한 죽음을 만듭니다, HAPPY DEATH’
.
“해피데쓰는 말 그대로 고객들에게 행복한 죽음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어떻게 죽음이 행복할 수 있냐고요? …여러분, 그거 아세요? 인간에게 발생한 문제 중 98퍼센트가 돈으로 해결된다는 사실! 네, 맞습니다! 저희는 돈으로 여러분의 죽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난 아주 운 좋은 우리 고객님! 죽음을 선택할 만큼 아주 삶이 찌들고 답답했던 우리 고객님! 혹시 돈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시진 않으셨나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긴 했지만, 돈과 조금의 시간이 있다면, 행복한 기억으로 죽고 싶진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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