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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드라마,미스터리 장아결

음식에 엮인 추억, 지금 바로 여기에 존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작품소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금치 된장국 냄새때문에 선택한 여성전용 쉐어하우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한솔, 먹방 유튜버인 보라, 공무원 시험을 그만둔 소미, 음대에 다니는 나나, 겁쟁이 취준생 유정이 사는 그들의 소중한 쉐어하우스에 수상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냉장고 안, 음식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고, 왜 음식들은 사라지는 걸까? 음식에 엮인 추억, 지금 바로 여기에 존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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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금치 된장국 냄새때문에 선택한 여성전용 쉐어하우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한솔, 먹방 유튜버인 보라, 공무원 시험을 그만둔 소미, 음대에 다니는 나나, 겁쟁이 취준생 유정이 사는 그들의 소중한 쉐어하우스에 수상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냉장고 안, 음식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고, 왜 음식들은 사라지는 걸까? 음식에 엮인 추억, 지금 바로 여기에 존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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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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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으로

소미가 집을 보러 안개꽃 빌라에 처음 온 날, 다른 사람들은 없고 집 안은 고요해서 유정이 요리하는 소리가 잘 들렸다. 소미는 소리와 냄새만으로 보지 않고도 요리하는 과정을 그릴 수 있었다. 보글보글 냄비에 물 끓는 소리가 나며 구수한 멸칫국물 냄새가 집안에 퍼졌다. 유정이 된장을 물에 풀었는지 멸칫국물 냄새는 곧 된장국 냄새로 변했다. 고추장도 조금 넣고 고추도 썰어 넣었는지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냄새였다. 이어 나무 도마에 채소 써는 소리가 들렸다. 짧은 간격으로 ‘탕탕탕’이 아니라 간격이 꽤 있는 ‘―탕―탕―탕’하는 소리였다. 소리로 보아 칼질이 썩 능숙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간헐적으로 들리는 도마 소리가 정감 있었다. 국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났다. 끓어 넘치기 전에 불 조절을 잘해야 할 텐데….

소미가 모란의 설명을 들으며 방, 거실, 욕실과 베란다까지 다 보고 부엌으로 왔을 땐 유정이 식탁에서 시금치 된장국을 먹고 있었다. 숨이 죽은 시금치는 짙은 초록색이었고, 어슷하게 썬 고추, 애호박 따위가 들어있었다. 시금치 된장국, 가장자리가 고슬고슬하게 탄 계란 후라이, 배추김치를 놓고 유정은 숟가락을 달그락거리며 쌀 한 톨도 놓치지 않고 긁어먹었다. 소미라면 고봉밥으로 한 공기쯤은 더 먹었을 것이다.

모란이 세입자 아가씨 둘이 갑자기 나가서 방이 났지, 이 가격에 이만한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걸 듣는데 배가 꼬르륵거렸다. 소미는 임대차 계약서를 쓰고 나서 모란이 일러주는 말에 예의 바르게 대답을 하면서도 머릿속엔 얼른 저녁 먹을 생각밖에 없었다.

건장한 청년 육소미는 음식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대식가였다. 유도 선수였던 중학생 시절 소미에게 음식의 단위는 피자는 한 판, 치킨은 한 마리, 아이스크림은 한 통이었다. 운동을 그만두면서 먹는 양을 줄였지만, 여전히 뷔페에 가면 남들 다 마무리하는 때에 한 번 더 음식을 담아오고, 무한리필집에 가야 돈 걱정 안 하고 배부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도시락 가게에 취업한 것도, 물론 요리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지만, 먹는 걸 좋아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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