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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미스터리 조예은

당신의 아픔, 제가 가져가드리겠습니다

작품소개

인적 드문 해변의 폐건물에서 한 구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피 웅덩이 한가운데 반쯤 잠겨 있던 변사체는 얼굴 한쪽이 괴사된 채로 전신에 멍이 가득했다. 형사 이창은 너무도 많은 혈액의 양부터 흉기와 일치하지 않는 피해자의 상처, 갑자기 발병한 것으로 보이는 말기 피부암 등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음을 느낀다. 그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번 살인이 자신이 오랜 시간 추적해 온 과거의 어떤 일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란’을 만나게 되고 그가 아픔을 옮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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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부.
주인공 이창은 어린 시절, 누나의 희귀병을 어떻게든 고치려는 아버지의 강요로 사이비 종교 ‘천령교’의 신자가 된다. 모두 사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누나는 정말로 교주의 ‘축복의식’ 후에 기적적으로 병이 완치된다. 그러나 가족끼리 쾌유여행을 갔다 온 사이 천령교는 교주의 도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로부터 10년 뒤, 완치되었던 누나는 아버지와 여행을 가던 중 허무하게도 교통사고로 죽고 그에게는 누나의 딸, 조카 채린 만이 남는다. 채린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려 했지만 곧 채린이 누나의 희귀병을 그대로 물려받아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창은 하나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10년 전 누나에게 ‘축복’을 내렸던 천령교 교주의 행방을 쫓는다.

지방의 외진 바닷가의 폐건물에서 기묘한 시체가 발견된다. 조사 중, 시체가 10년 전 연쇄 아동 납치사건의 범인임과 동시에 이창이 그토록 찾던 교주란 것이 밝혀진다. 그는 절망하지만 곧 관련자로부터 ‘축복’을 내렸던 것은 교주가 아닌, 의식 때마다 함께했던 그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한 달 전 실종되었던 아동이 실어증에 걸린 채로 경찰서로 돌아오고, 이창은 교주의 동생인 한승태와 아이를 경찰서에 데려다 준 수상한 남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해 나간다.

조사 결과 한승태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있었고, 수상한 남자가 용의자로 좁혀진다. 그리고 회식 차 팀원들과 향한 이자카야에서 알바생으로 있는 수상한 남자를 발견한다. 이창이 형사임을 알아챈 남자는 도망을 가고, 그와의 추격전에서 이창은 남자가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눈치 챈다. 결국 이창과 남자는 과거 천령교의 부지였던 교회 건물에서 마주하고, 이창은 남자에게 채린의 병을 고쳐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남자, 란의 고백이 시작된다.

2부.
형제인 찬과 란은 한승목과 한승태의 학대를 받으며 자란다. 그러던 중 동생 란이 그들의 폭력에 의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찬은 계속 비밀로 해왔던 자신의 기묘한 능력을 쓴다. ‘고통을 옮기는 능력’을 통해 동생 란의 상처를 전부 가해자인 한승목에게 옮기고, 도망가려는 찰나, 한승태에게 붙잡힌다. 찬의 희귀한 능력을 알아챈 한승태와 한승목은 ‘천령교’라는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고 재산을 불리는 데 이용한다. 종교가 점점 커지고 소문이 돌면서, 젊은 국회의원 박용석이 자신의 암을 낫게 해달라며 찾아온다. 그리고 돈에 눈이 먼 그들은 결국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다.

동생 란을 인질로 잡힌 찬은 결국 시키는 대로 박용석의 종양을 전부 한승태가 납치해 온 아이에게 옮긴다. 아이는 결국 죽게 되고, 찬은 자신이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란 역시 자신의 존재가 형을 힘들게 한다는 것에 괴로워한다. 그에 비해 한 번에 거액의 돈을 쥐게 된 한승태와 한승목은 계속해서 그런 손님들을 받게 되고, 손님의 병을 대신 가져갈 ‘제물’ 아이들을 납치한다. 일이 반복될수록 찬의 정신은 피폐해져가고, 아이들은 죽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찬과 란은 말다툼을 하게 되고, 란이 혼자 집에 남은 사이 한승목과 한승태에게 아들을 잃은 천령교 신자가 집에 몰래 침입한다. 란이 교주의 친아들이라고 생각한 그는 란을 칼로 찌르고 집에 불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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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저자 조예은은 1993년 군산 출생.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있다.
교보문고 제4회 스토리 공모전에서 <찬의 전이>로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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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으로

사흘 뒤, 인적 없는 해변의 폐건물에서 한 구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남 몰래 데이트를 하려고 그곳으로 찾아든 고교생 커플이 보고 신고를 한 것이다. 변사체는 피 웅덩이 한가운데 반쯤 잠겨 있었다. 얼굴 한쪽은 괴사되었고 전신에 멍이 가득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참혹한 상태였다. 옆에는 날이 고르지 않은 식칼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_본문 7쪽

“소름 끼치는 건 뭔 줄 아나?.”
이창은 눈빛으로 답을 재촉했다. 노인의 허연 수염에서 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이 뚝뚝 떨어졌다.
“교주 아들을 죽인 미친 놈, 그놈이 말이야 잡힌 지 얼마 안 돼서 병으로 뒈졌어!”
“병?”
“그래! 병 걸린 자식새끼 때문에 신자가 되었지만 오장육부는 멀쩡한 놈이었거든. 그런데 뜬금없이 심장병으로 죽었대. 그것도 애들이나 걸리지 성인에겐 생기기 힘든 희귀병이었어.”
_본문 21쪽

“이거 완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잔데? 범인을 잡아서 체포할 게 아니라 상이라도 줘야겠어.”
“사실 죽어도 싼 쓰레기죠. 그래도 죽인 놈을 잡는 게 우리 일인 걸 어쩌겠습니까.”
“흉기에서는 뭐 좀 나왔어?”
“그게 좀 이상해요. 이것저것 대조해 봤을 때 분명히 피해자를 찌른 흉기가 맞는데, 발견된 지문은 본인 것밖에 없어요. 범인이 장갑 같은 걸 끼고 피해자가 사용하던 칼로 찔렀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이해가 안 가는 건 흉기에 묻은 혈액이에요.”
_본문 31쪽

“형사님, 우리 애 등에 있던 화상이 사라졌어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뛰어놀면서 다친 온갖 자잘한 흉터들도 전부 없어졌어요. 마치 새로 태어난 것처럼 깨끗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_본문 52쪽

고통을 옮기는 것은 병을 낫게 하는 것과는 달랐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타인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찬의 몸은 온통 신자들에게 옮겨 받은 상처와 흉터로 가득했다. 걸치고 있는 옷가지마다 피와 고름이 묻어났다. 모두가 기적에 눈물 흘릴 때 찬은 홀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다.
_본문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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